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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살고 볼 일이야 by Alice




아끼는 동생 녀석에게 뜬금없이 무슨 일 있냐고 물어왔다. 없는 척 하며 살고 있어서 내가 굳이 얘길 꺼내지 않는 한 모를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는 그녀석이 신기하기도 했다. 니가 내 옆에 오래 있더니 감이 좋아졌구나 싶기도 하고. 위로 받는게 싫어서 얘기 하고 싶지 않다는 나에게 자긴 위로같은거 잘 못한다며 얘기해 달라기에 두서없이 이야기를 꺼냈다. 최근 나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얘기를 쭉 늘어놓고는 "그러다 날 불쌍하게 생각하는 녀석 만나서 새로운 연애를 하면서도 그 개새끼 못 잊어서 기다리고 있음" 이라고 마무리를 했다. 정말 엄청난 일이 있었다면서 호들갑을 떨며 이것저것 묻더니 오히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의 시작을 축하해 주었다. 그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나에게 내가 자꾸 아닌 것 같다고만 하지 않으면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을거라고, 자긴 꼭 그렇게 될거라고 했다. 날 믿는다고, 난 여리지만 강하니까, 라며 행복해 질거라고, 천천히 그러나 매 순간순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.

살다보니 니가 나한테 위로가 되는 날도 있다고, 나 너무 오래 살았나보다고 했더니 보답하는 거라고 했다. 뿌린만큼 거두는거라고. 녀석이 항상 힘들어 할 때마다 따뜻한 말보단 냉철한 지적질을 일삼던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 녀석에게 고마웠다. 정말 진심으로 고마웠다.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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